학우 여러분께 고함
윤석열 씨의 비상계엄 선포를 타매唾罵한다
간밤에 꿈인 줄 알았다. 비상계엄이라니. 물론 계엄령은 국회에 의해 선포 155분 만에 저지되었지만, 윤석열 씨와 그의 동아리는 미적거리기만 한다. 우리의 ‘대통령’ 윤석열 씨가 대뜸 ‘누가 반국가세력인가?’를 물었을 때, 그래도 정치신인이라 철이 없어서 그랬겠거니 했다. 채 상병・김건희 문제를 은폐하고 거부권을 남발하며 부적격 인사들을 장관 자리에 앉힐 때에도, 대화로 풀 문제를 끊임없이 법정으로 가져가려 할 때에도, 그래도 언젠가는 해결이 되겠거니 생각했다.
어리석은 판단이었다. 지금까지 윤석열 씨의 국정기조를 돌아보건대, 그에게는 일말의 개선의 여지조차 남아있지 않다. R&D 예산 복원을 요구하는 학생의 입을 틀어막고, 특정 언론사를 탄압하고, 평화시위를 중재하던 국회의원을 폭행하고, 공익제보자들을 법망에 엮었다. 경솔한 언행으로 국가의 백년대계인 교육정책과 의료정책을 뒤흔들었고, 반민족적 발상으로 홍범도 장군 등 독립군의 흔적을 아주 오유烏有로 만들어버렸으며, 무사안일주의에 찌들어 이태원 참사 관련 후속조치 하나 제대로 내놓은 것이 없다. 그것이 작금의 비상계엄으로까지 이어졌다. 더구나 말을 듣지 않으면 ‘처벌’하겠다더니, 이젠 군대를 앞세워 시민들을 ‘처단’하겠다고 했다. 상황이 여기에 이른 즉,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하나다. 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해 저 윤석열 씨를 끌어내리는 것. 가만히 두기엔 그의 작태가 너무나도 추악하다.
그러므로 학우 여러분께 고한다. 오늘날 대학생은 무엇으로서 자임하는가? 그동안 서울대가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어왔다는 사실을 학우들께서도 모르진 않으실 터이다. 시민들이 필요로 할 때 우리는 침묵했고, 사회가 필요로 할 때 우리는 방관했으며, 심지어는 저 윤석열 씨의 모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역사는 우리에게 준열한 자기반성과 투철한 행동력을 요구하고 있다. 세상 따위 바뀌지 않는다는 식의 길들여진 패배주의, 내 한 몸 건사하기 바쁘다는 식의 자폐적 냉소주의로부터 스스로를 해방해야 하지 않겠는가. 주식에 전전긍긍하고 휴교령만을 학수고대하던 소시민적 생활을 중지하고, 부러질지언정 굽지 않겠다는 젊은이다운 지조를 보여야 하지 않겠는가. 자유・정의・진리의 이념아래 스승, 동학, 동료시민 들과 함께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인 이 대학과 이 사회를 안보해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다시 한 번 학우 여러분께 고한다. 사상을 가진 인간으로서, 실천을 가진 시민으로서, 지금 대학생은 무엇으로서 자임해야 하는가? 피로 쓴 헌법을 백안시하는 저 무도한 정권을 퇴진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시민들을 ‘처벌’하는 수준을 넘어 ‘처단’하겠다고, 공공연히 떠들고 다니는 일개 사내 윤석열 씨를 주벌해야 옳지 않겠는가! 이제, 일어나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