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를 수호하라
어젯밤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4일 1시 국회는 계엄 해제 결의안을 가결했다. 4시 30분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안이 의결됐다. 민주주의가 위기에 처했다.
계엄사령부는 공동체의 구성원을 향해 처단을 운운했다. 계엄군은 국회 본청에 진입하여 정치를 유린했다. 암야(暗夜)에 민주주의가 겁박당했다. 윤석열의 폭거로 공공의 안녕질서는 침해되었고, 사회질서는 극도로 교란되었다.
민주주의를 향한 공격은 일순간의 광기가 아니다. 지난 윤석열의 임기 동안 민주주의는 계속 공격당했다. 국민의 대표가 만들어낸 법안들은 거부권의 남발로 픽픽 쓰러졌다. 카이스트에서는 R&D 예산 삭감에 저항하는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았다. 윤석열은 집요하게 민주주의를 유린했고 의회제와 법치 국가가 작동을 멈추었다. 어젯밤의 계엄령은 민주주의를 향한 공격의 끝에서 벌어진 궁극의 폭거였다.
민주주의는 의회제와 법치 국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민주주의는 신체를 분배하는 공동체의 질서를 중단시키는 것이다.1) 민주주의는 억압받는 목소리가 불평등한 구조에 맞서는 저항이다. 2023년 5월 1일 양회동 노동자는 건설노조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공격에 맞서 몸에 불을 붙였다. 윤석열은 분신 이후에도 노조와 청년세대를 가르며 민주주의를 공격했다. 또한 윤석열 정부는 장애와 비장애의 벽을 허무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민주주의를 질식시켰다. 윤석열은 구체적이고 의욕적으로 민주주의의 담지자들을 탄압했다.
우리의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 작금의 서울대학교는 윤석열의 모교로, 침묵의 공간으로 비판받는다. 그러나 부끄러운 선배가 아닌 투사들을 기억하라. 김태훈(경제78)을, 조정식(물리82)을, 이재호(정치83)를, 박종철(언어84)을 그리고 못다 적은 수많은 불멸의 선배들을 기억하라. 환율과 주식의 부침을 염려하는 비루하고 왜소한 자아를 던져 버리고 민주주의 수호의 선봉에 나가자. 민주주의는 지금 당신에게 요청한다: 말을 하라고, 글을 쓰라고, 일어나 암흑을 가르는 횃불이 되라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학우들에게 외친다. 민주주의를 수호하자.
2024.12.04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종교학과 석사과정생 ○○○
1) 자크 랑시에르, 『불화: 정치와 철학』, 진태원 옮김 (서울: 길, 2015), 159-1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