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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규탄한다.

역사학부 학생회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규탄한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비상사태’에 부쳐


 그제 12월 3일 밤 한국 현대사에 계엄의 한 줄이 새로 그어졌다. 윤석열의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조치였다. 이틀 전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비상사태가 예외가 아니라 상례’라는 발터 벤야민의 구절이 단순한 은유가 아닌 당장의 현실임을 뼈저리게 체감해야만 했다. 그렇다면 그가 주문했듯이, 우리는 이러한 인식에 상응하는 역사의 개념에 도달해야만 할 테다.

 이틀 전 윤석열 대통령의 행동은 헌법적 가치와 민주주의 원칙의 훼손이었으며, 그 자체로 위헌적이고 반국가적인 행동이었다. 이와 함께, 우리는 민주화의 역사가 흘러가 버린 역사적 사실들의 나열이 아니라 우리에게 닥쳐오는 역사의 상임을 확인해야만 했다. 우리가 당연하게 감각해왔던 민주주의의 원칙과 시민의 자유란 자연히 얻어진 것이 아니라, 4・19 혁명과 부마 민주 항쟁, 5・18 민주화 운동과 6월 민주 항쟁까지, 자유를 위한 학생과 시민들의 저항사에서 기원하는 것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오늘날 당면한 비상사태가 가만히 앉아 끝나기를 기다려서는 안 되며, 우리 자신의 각성과 실천을 통해 멈추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따라서 서울대학교 역사학부 학생회 및 국사학과, 동양사학과, 서양사학과 대표는 이러한 역사를 기억하며, 다시금 상아의 진리탑을 박차고 나와 민주주의 수호에 앞장설 것이다.

 사학도의 일원으로서 묻는다. 재작일 선포된 윤석열의 전국 비상계엄 조치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위헌적 폭거다. 대한민국 헌법 제77조 1항 및 4항에 따르면 계엄의 선포는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만 가능하며 계엄을 선포한 때에는 대통령은 지체없이 국회에 통고하여야 한다. 윤석열은 시민 대다수가 동의할 수 없는 비상사태를 독단적으로 상정했을 뿐만 아니라 입법부에 대한 통고의 의무 또한 저버렸다. 이는 6월 민주 항쟁의 결실로 이루어낸 민주헌법을 무시하는 명백한 위헌 행위이다.

 반국가적 내란죄다. ‘종북 반국가 세력 척결’과 ‘자유대한민국 수호’라는 명분과 달리 정치적 다양성은 억압되었고 민의의 대표자인 국회는 폭력에 휘말렸다. ‘선량한 국민들’은 언론・출판 및 정치적 결사와 집회의 권리를 제한당했으며 ‘국민들의 한숨’의 의미는 비상계엄의 구실로 곡해되었다. 이는 그 스스로 반국가 세력임을 나타내는 방증이며 나아가 사태의 국면을 주시해 온 시민들에 대한 기만행위이다.

 반역사적 준동이다.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그 상은 종종 되살아난다. 윤석열은 한국 현대사에서 비상계엄 조치가 국가폭력의 무기로 사용되어 온 어두운 역사를 되살려내어 사회 전반에 공포와 불안을 조장했다. 역사는 마음대로 기억하고 망각하는 질 낮은 취사선택이 아니다. 이는 끊임없는 민주화 노력을 통해 써 내려온 대한민국의 역사에 대한 배반 행위이다.

 이에 서울대학교 역사학부 학생회 및 국사학과, 동양사학과, 서양사학과 대표는 다음을 윤석열에게 요구한다.

 하나, 재작일 밤에 선포된 비상계엄령이 역사의 과오를 반복하는 위헌적인 행위였음을 인정하고 국민 앞에 공식적으로 사죄하라.

 하나, 작금의 비상식적이며 독선적인 사태에 대해 대통령은 책임을 지고 즉각 하야하라.

2024년 12월 5일

서울대학교 역사학부 제2대 학생회 [사선]
제2대 학생회장 ○○○, 부학생회장 ○○○

국사학과 대표 ○○○, 동양사학과 대표 ○○○, 서양사학과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