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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국 선 언 문

정치외교학부 외교학 전공 대학원생 일동

시 국 선 언 문


야생마와 같은 시간 속에 진보는 앞을 바라보며 달려왔고, 보수는 고삐를 쥐고 숙고하며 역사를 지탱해 왔다. 역사는 이러한 균형 속에서 흘러왔다. 어떤 이념도 영원히 공론장으로부터 배제될 수 없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이 균형이 깨지는 위기의 순간에 직면해 있다. 플라톤은 ‘시대를 이끌어나가는 자는 절제, 용기, 지혜를 모두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지금 이 순간, 절제조차 갖추지 못한 지도자가 권력을 쥐고 민주주의 근본을 흔들고 있다. 이는 단지 특정 진영의,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심각한 도전이다.

2024년 12월 3일, 대통령 윤석열은 명백한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채 위헌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어 발표된 계엄사령관의 포고령 1호는 정치, 언론, 의료, 노동자들에 대해 헌법이 보장한 권리와 자유를 폭압적으로 제한했으며, 계엄의 영향 범위를 대한민국 전역으로 확장하여 국민의 안전과 존엄을 심각히 위협했다. 계엄군이 탑승한 헬기는 서울 상공을 가로지르며 국회에 침투했다. 군홧발로 국회는 짓밟혔다. 대통령 윤석열은 국회 담장을 넘어 계엄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모여 있던 국민의 대표인 의원들을 강제로 체포하라는 지시를 감행하며, 헌정질서를 정면으로 부정했다. 헌법기관인 국회에 대한 계엄사령부의 강압적 개입은 명백한 국헌문란 행위이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부정하는 용납할 수 없는 폭거다.

대통령 윤석열의 국민에 대한 폭력적 위협과 국헌문란은 대한민국이 오랜 투쟁 끝에 세운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를 짓밟는 폭정이다. 이는 자신이 외치던 ‘가치 외교’를 전면 부정하는 위선이자, 대한민국을 퇴행시키는 반역 행위다. 더욱이 작금의 대한민국은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과 국내적 저성장을 동시에 직면하고 있다. 엄중한 도전 과제 앞에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폭압적 통치는 ‘가치 공유 국가’로서의 신뢰 또한 추락시켰다. 파괴된 외교의 기반은 협상력을 와해하며, 국가의 예측 가능성을 흔들어 대한민국을 혼란의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는 역사상 최악의 반민주적 만행으로 기록될 것이다.

우리는 대통령 윤석열의 이러한 위헌적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호국영령과 민주지사들의 피를 먹으며 자라났다. 그러나 대통령 윤석열은 국민의 신뢰를 배반하고 자신이 지켜야 할 헌법과 민주주의를 스스로 짓밟았다. 헌법을 준수하겠다던 대통령의 선서는 한낱 공허한 외침으로 사라져 버렸다. 대한민국 대통령 윤석열이 자행한 친위 쿠데타는 역사에 길이 남을 만행이며, 명예로운 영령들의 유산을 훼손한 행위다.

이번 계엄 사태는 특히 이 사회에 뿌리내리던 신뢰의 근간을 뒤흔들었다. 제도를 향한 신뢰는 도전을 받았으며, 군경을 향한 불신은 군사 독재의 서늘한 기억을 되살렸다. 보수와 진보 사이의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대통령이 남용한 권력으로 국회에 출동한 계엄군의 발길을 돌린 것은 엄숙한 국회의 제도와 절차를 향한 존중이었다. 군경은 명령에도 제복 입은 시민으로서 부당한 명령에 망설이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는 정치인이 행동할 때다. 용기 있는 정치가라면 행동하라. 동료 시민의 합의를 모은 탄핵안을 작성하고 가결하라. 공론장에서 서로를 배제하려는 역사는 2016년 한 번으로 족하다. 협치하고 타협하여 헌정질서와 신뢰의 정치를 회복하라.

우리는 동료 시민에게 상기한다. 대통령이 탄핵당하여도 걸음을 머추지 말자. 전 세계가 민주주의 후퇴를 경험하고 있는 2024년, 대통령 윤석열의 파면이라는 소중한 1승은 우리 앞에 직면한 더 큰 싸움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탄핵이 가결되고 인용된다 해도 이제는 그 사실에 취하지 말자. 민주주의 회복의 필요조건은 구성원인 시민의 끊임없는 노력이다. 우리의 노력이 멈추는 순간, 민주주의의 나무는 고사한다.

참으로 추운 겨울이다. 그러나 국회의 담장을 넘나든 의원들의 용기와 결단, 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의 열기는 한국 민주주의의 생명력을 보여주었다. 우리의 열정은 대한민국 공동체를 넘어 세계 시민사회에 영감을 주었다. 이제 우리는 분노의 담장을 넘어 이 사태를 화합과 신뢰의 장으로 전환한다. 대한민국은 다시 찾아온 이 겨울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민주주의의 꽃을 반드시 다시 피워낼 것이다.


자유와 정의를 향한 우리의 여정은 계속된다. 그리고 우리는 그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4년 12월 13일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외교학 전공 대학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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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 ○○○ ○○○ ○○○ ○○○ 등 24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