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이후를 고민하고 만들어나갈 분들에게
- 텅 빈 광장에도 남아있을 존재들의 생명과 우리가 연결되어 있음을 기억해주세요 -
2021년 관악학생생활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 당시 고인의 남편이셨던 유족분으로부터 여의도 광장으로 나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서울대 시설관리직이셨던 유족분은 퇴직 이후 해병대 예비역으로서 ‘해병연대’에서 채상병 사망 사건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오셨습니다. 군사주의와 국가폭력의 군인권 침해를 어떻게 근본적으로 바꿀지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누군가의 생명과 죽음에 대해 애도하는 일이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은 큰 용기로, 고립감을 넘는 연대의 온기로 다가왔습니다.
계엄령이 선포된 밤, 누군가를 애도하기 위해, 그리고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해 늘 국회 앞 천막농성장에서 칼바람을 맞던 노동자들은 계엄군에 체포 위협을 당해야 했습니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되고 국회 광장의 열기가 식더라도, 우리의 ‘민주주의’가 지닌 공백과 예외지대를 증언하며 그곳에 존재하는 몸들이 있습니다. 광장에서 마주친 서로의 연결이 일터와 삶터에서 이어지도록, 평등한 애도를 위해 망각에 저항해온 이들의 불복종에서부터 윤석열 이후를 그려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