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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을 어기는 대학, 우리는 그들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자유전공학부의 학부대학 이전 준비를 위한 특별위원회 (자학특위)

약속을 어기는 대학, 우리는 그들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대학 본부의 약속 불이행을 규탄하며


 지난 1월 14일, 학부대학 설립준비단 운영위원회는 자유전공학부의 영문 명칭 변경을 논의하였다. 운영위원회는 설립준비단 내 심의기구로, 이곳을 통과한 안건은 학사운영위원회와 학사위원회, 평의원회, 이사회의 심의만을 남겨두고 있어 사실상 최종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그러나 이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관련 사실을 전혀 전달받지 못하였다.

 작년 5월 우리 학생회가 학생대표자회의를 통하여 요구하고 대학 본부가 공문으로 약속한 조건은 다음과 같다.

가. 현재 자유전공학부의 명칭과 시스템, 교과 전공 수업 및 비교과 프로그램 유지.
- 이때 시스템이라 함은 자유로운 전공 선택과 다전공 이수, 소속 유지(소속 변경 불가)를 의미함.

나. 현행 학칙과 같이, 자유전공학부를 대학에 준하는 단위로 유지.

다. 간담회 등 학생들과 충분한 시간의 논의를 거치지 않은 자전의 정원 변화나 광역과의 통폐합 불가.
- 이때, 자전의 정원 변화는 학부대학 및 무전공 선발 계획과 관련된 정원 변화를 의미함.

라. 학부대학의 설립 추진 과정에서 자유전공학부 학생이 주요한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
- 이때, ‘주요한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라 함은, 현 설립추진단 실무위원회에의 학생대표 참관인 배석의 경우 혹은 장학복지위원회 및 등록금심의위원회의 경우와 유사하게 자유전공학부 학생이 적극적으로 발언 및 준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함을 의미함.

마. 자유전공학부의 교과와 비교과 활동 내실화를 위한 충분한 지원 제공.
- 이때 지원이라 함은, 교수 충원 및 자전의 학부대학 정착을 위한 예산 편성 등을 의미함.

 명칭 변경 논의는 위 조건 중 “자유전공학부의 명칭 유지”를 명백히 위반한 행위이며, “주요한 의사결정에 자유전공학부 학생의 실질적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또 다른 약속을 저버린 것이다. 이는 대학 본부가 당당히 약속한 “최대한의 노력”이라는 말이 얼마나 공허한 것이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에 우리는 다음의 내용을 강력히 규탄한다.

 1. 자유전공학부 영문 명칭 변경 시도
 대학 본부는 작년 5월 자유전공학부의 명칭 유지를 명확히 약속했다. 자유전공학부는 출범 이래로 “College of Liberal Studies”라는 영문 명칭, 그리고 “CLS”라는 약칭을 사용해왔다. 자유전공학부의 명칭은 한글 “자유전공학부”뿐만 아니라 영문 “College of Liberal Studies” 또한 아우르는 표현임이 자명하다. 지난 16년의 세월 동안 이 이름들은 자유전공학부의 문화와 정신을 대표했다.
 이러한 고유의 명칭을 일말의 소통도 없이 변경하려 함은 자유전공학부의 정체성을 짓밟으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약속을 어기고 섣불리 자유전공학부의 유산을 붕괴시키려 한 대학 본부와 학부대학 설립준비단을 규탄한다.

 2. 자유전공학부 학생 의견 배제
 2024년 9월 4일, 학부대학 설립준비단장은 면담에서 학부대학에 관한 앞으로의 모든 주요 결정 사항을 학생들과 공유할 것을 약속하였으며,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의장과 자유전공학부 학생회장이 교무학생 TF 및 자문단에 배석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하지만 11월 19일 이후부터 교무학생 TF에서 자유전공학부 학생회장이 배제되었으며, 준비단 내 상위 심의기구 격인 운영위원회에 자유전공학부 학생대표자의 접근은 원천적으로 차단되었다. 이처럼 학부대학의 주요 구성원이자 교육의 당사자인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의 의견은 지속적으로 배제되고 있다.
 학부대학 설립준비단은 대학 본부의 약속을 지킬 의지가 있는가. 과거의 약속을 어긴 채 자유전공학부에 관한 중대한 안건을 비민주적으로 처리하고자 한 대학 본부와 학부대학 설립준비단의 권위적 행위를 규탄한다.

 3. 대학에 준하는 자유전공학부의 지위 위협
 학부대학 설립 추진 초기, 자유전공학부를 “자유전공계열”로 변경하여 하나의 대학에 준하는 학부 단위에서 단순 계열로 격하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다. 우리 자유전공학부 학생회는 이러한 상황의 재발을 막기 위하여 명칭 유지와 대학에 준하는 지위 보장을 학부대학 편입의 조건으로 내세웠고, 대학 본부는 이를 약속했다. 그러나 최근의 영문 명칭 변경 시도는 그 자체로 약속의 위반일 뿐만 아니라, 자유전공학부의 “대학에 준하는 지위”를 훼손하는 행위로서 과거의 “자유전공계열” 격하 시도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유홍림 총장은 2024년 국정감사에서 “학부대학의 기능은 기존의 단과대학과 같은 기능은 아니다”라고 발언하였고, 노유선 학부대학 설립준비단장은 학부대학 설립 1차 공청회에서 “(학부대학은) 기능적으로도 다르고 단과대와는 다른 위상에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상당 부분 공감(된다)”고 발언하는 등 학부대학이 기존 단과대학과 다르다는 점은 이미 여러 차례 강조되었다. 진정 단과대학에 준하는 지위를 가진 자유전공학부를 두고서 단과대학과는 전혀 다른 학부대학을 “SNU College”로 명명한 것, 또 단순히 “College”가 겹친다는 이유로 자유전공학부의 영문 명칭을 변경하려는 것은 불합리하다.
 명백히 약속한 내용을 뒤엎고 자유전공학부의 정체성과 위상을 짓누른 대학 본부와 학부대학 설립준비단의 태도를 강력히 규탄한다.

 우리 자유전공학부 학생회는 우리의 미래를 지키기 위하여 목소리를 내어왔고,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에 우리 자유전공학부 학생회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대학 본부와 학부대학 설립준비단은 자유전공학부의 영문 명칭 변경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하나. 학부대학 설립준비단은 학부대학 설립 준비 과정의 주요 의사결정에 자유전공학부 학생대표자의 참여를 보장하여 대학 본부의 약속을 이행하라.

하나. 대학 본부와 학부대학 설립준비단은 지금까지 보여온 모든 불통과 독선적 행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라.

2025년 1월 17일

“화합하는 지성”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 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