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은 “진보의 요람”인가, 진보의 무덤인가?
- ‘서울대학교 사회과학 토크 콘서트’ 개최에 부쳐
“사회과학의 목적은 사회의 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사회적 가치를 지키는 데 있다.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생들은 실천적 지성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행위에 단호히 맞설 것을 천명한다.”
- 2024년 12월 5일 제41대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생회 <사색>의 윤석열 규탄 성명 중
제41대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생회 <사색>(이하 <사색>)은 지난 12일부터 ‘서울대학교 사회과학 토크 콘서트: 한국 (정치)의 미래를 묻다.’ 행사 개최 소식을 알리고 연사를 공개했다. 공개된 네 명의 연사 모두 남성 정치인이었다. 그것뿐인가? 이준석, 홍준표, 유승민은 이른바 ‘젠더 갈등’ 담론에 편승하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줄곧 주장해 온 이들이다. 이들의 혐오 정치는 여성혐오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이동권 투쟁에 대해 “불특정 다수의 ‘일반 시민’의 불편을 야기”한다는 이준석의 발언을 기억한다. 대구퀴어문화축제의 개최에 대해 “성다수자의 권익”을 운운하며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성문화를 심”을 수 있다는 홍준표의 발언을 기억한다. 노동 규제를 없애겠다고 주장하며 “노동개혁”이라는 이름의 노동개악을 약속하던 유승민을 기억한다. 기후위기 시대에 ‘신공항 건설’이라는 생태파괴 정책을 핵심사업으로 밀어붙이던 김동연을 기억한다.
정녕 이들에게 한국 정치의 미래를 물을 수 있는가? ‘윤석열 탄핵’이라는 목소리를 공명시킨 광장 위의 몸들 그리고 광장에 나올 수 없었던 몸들을 생각해 본다. 이 몸들은 계엄 이전에도 ‘안전함’의 영역 바깥에 있었다. 언제든 그 존재가 지워질 수 있는 몸이었다. 매일 참사와 죽음을 목격해야 하는 몸이었다. 절멸의 시대를 살아가며 매일 생존을 위해 투쟁해야 하는 몸이었다. “여야 균형이 맞추어진 공론장”에서도 목소리를 낼 수 없어 광장을 찾을 수밖에 없는 몸이었다. 그렇기에 광장은 서로가 얽혀 ‘우리’를 만들어 내는 공간이었다. ‘우리’를 관통하는 수많은 억압, 지배, 배제의 구조를 물으며 변혁을 요구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는 정치라면 광장 안팎에서 터져 나오는 ‘민’의 목소리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미래’의 정치는 지배 질서에 기꺼이 균열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사회적 가치를 위한 비판적・실천적 지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더욱 그래야 한다.
<사색>은 혐오 정치의 중심이 되어 온 연사들에게 한국 정치의 미래를 물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네 명의 연사가 광장의 역동을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윤석열 규탄 성명에서 “진보의 요람”이라는 구호를 꺼낸 지 넉 달도 채 되지 않았음에도 이번 토크 콘서트를 통해 ‘진보의 무덤’까지 질주하는 행보를 보인 <사색>을 규탄한다.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칙에 오랫동안 남아 있던 “사회 변혁에 기여”라는 학생회의 목적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