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대포 총장 성낙인은 그 입 썩 다물라
- 궤변을 집어치우고 당신이 있을 곳으로 돌아가라 -
2025년 4월 2일 수요일자 한국일보 26면에 7년만에 뵙는, 그러나 전혀 반갑지 못한 얼굴이 실렸다. 성낙인 씨라는 사람의 얼굴이 바로 그것이었다. 성 씨는 12월 3일 비상계엄의 ‘후유증’ 으로 전 국민이 갈라져 있음을 통탄하여 “국민들에게 속죄하는 심정으로 대통합의 길”을 제시하겠노라 주장했다. 그것인즉 정치인들이 모두 헌재 판결에 승복하고 ‘대타협’을 해야 할 것이며, 탄핵이 기각 또는 각하되면 대통령이 개헌으로써 ‘대타협’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갈라치기’에 현혹되지 말고 ‘용서’와 ‘아량’을 베풀어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상식 있는 사람이라면 이와 같은 주장을 황당하게 여길 것이다. 우선 정치인들과 정치세력들이 헌재 결정에 승복하는 것은 소위 대타협・국민통합의 최소조건이지 그 자체가 아니다. 그리고 헌재의 결정에 승복해야 하는 정치세력은 대통령을 위시한 여권 뿐이다. 헌재가 대통령 탄핵을 기각・각하한다면 야권 정당들과 시민사회 그리고 시민 개개인은 그 판결에 불복해야 마땅하다. 민주주의 자체를 파괴하고 기본권을 제한하고자 했던 불법계엄을 시도한 지도자의 탄핵이 헌재라는 제도적 방법으로는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그것은 시민저항권이 정당화되는 상황에 다름아니다.
성낙인 씨의 주장이 이와 같이 터무니없는 것은 누구라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더 자세히 비판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만, 우리가 정말로 궁금한 것은 성낙인 씨 당신이 도대체 누구이기에 무슨 자격으로 이런 주장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성낙인 씨는 스스로를 “평생을 헌법학자로 살아온” 몸이라고 겸손하게 소개하였지만, 이렇게 허술하고도 망령된 주장을 하는 사람이 평생을 헌법학자로 살았다는 것을 우리는 믿을 수가 없다. 당신이 진정 어떤 사람인지, 오히려 우리가 당신 자신보다 더 잘 알고 있다.
우리는 교수들의 총장선거에서 2순위였으면서 별다른 이유 설명도 없이 이사회에서 석연치 않게 총장으로 낙점되어 박근혜 청와대의 낙하산이라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던 성낙인 씨를 기억한다.
우리는 ‘비학생조교’라는 기만적인 이름을 거부하고 노동자로서 고용안정을 요구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을 최대 44% 삭감하려 했던 성낙인 씨를 기억한다.
우리는 전체학생총회에서 시흥캠퍼스 반대의 총의를 모은 학생들이 행정관을 점거하자 우정원으로 도망갔다가, 이번에는 파업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우정원을 점거해서 난처했던 성낙인 씨를 기억한다.
우리는 학보사 기자들이 편집권 민주화를 요구하여 백지발행 투쟁을 하다 보직교수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인권센터에 신고를 당했을 때 학보사 발행인이었던 성낙인 씨를 기억한다.
우리는 정규직 교직원들을 구사대로 동원하여 행정관을 점거한 학생들에게 물대포를 쏘고 학생들의 사지를 들어 강제로 끌어냈던 성낙인 씨를 기억한다.
우리는 박정희기념사업 추진위원회에 이름을 올려놓고 4.19 추모행사에 참석했던 성낙인 씨를 기억한다.
우리는 시흥캠 반대 학생들에게 무기정학 등 중징계를 내렸으나, 8만 장에 달하는 책과 논문을 스캔하도록 대학원생을 혹사시켰던 속칭 ‘인문대 팔만대장경 교수’는 징계하지 않았던 성낙인 씨를 기억한다.
우리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시책에 선제적으로 부응했다고 자화자찬하면서, 임기가 끝날 때까지 정규직전환심의위원회를 열지 않아 심의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계약이 만료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해고당하게 만들었던 성낙인 씨를 기억한다.
불의를 증오하지 않는 자는 정의를 사랑하고 있지 않다. 벗들의 적을 증오하지 않는 자는 벗들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 성낙인 씨 당신은 2014년에서 2018년 사이 서울대학교의 학부생 학우들, 대학원생 학형들, 비정규직 노동자 동지들, 그리고 일부 의식 있는 교수님 선생님들의 적이었다. 그러니까 당신은 서울대학교 공동체의 공공의 적이었다! 그때 이 학교라는 공동체를 보다 정의롭게 만들고자 했던 이라면, 이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구성원들을 사랑했던 이라면, 대학의 경계를 넘어 사회로까지 그 정의와 사랑을 넓히고자 하는 인간의 마음이 있었던 이라면, 당신이라는 불의의 화신을 증오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때 우리에게 당신은 마치 지금의 윤석열이었다! 그래서인가? 당신이 ‘전 서울대 총장’의 직함을 달고서 윤석열이라는 불의한 국민의 적에 대한 화해니 용서니 아량이니 하는 것을 국민에게 주문하는 것은? 당신이 “속죄하는 심정”을 품어야 할 대상은 다른 누구보다도 서울대 공동체가 아닌가?
성낙인 씨 당신에게는 헌법학자의 자격도, 교육행정가의 자격도, 스승의 자격도 존재할 수 없다. 당신은 지금 제자들을 짓밟고 있는 동덕여대 총장 김명애와 같은 자이고, 국회의원들이 산업재해 현장에 들어가는 것을 구사대를 동원해 막으려 들었던 살인재벌 허영인과 같은 자이며, 그리고 자신의 알량한 안위만을 위해 다른 모든 사람의 권리와 존엄과 생명을 초법적으로 박탈하고자 했던 내란수괴 윤석열과 같은 자일 뿐이다. 당신이 있을 곳은 우리가 아니라 그들과 같은 곳에 있다. 활자를 낭비하지 말고 당신이 있어 마땅한 곳으로 썩 사라져라. 우리는 벗들의 적인 불의한 당신들을 증오하는 힘으로 이 교정에서 정의를 세우고 서로를 사랑하며, 이로써 온 세상과 함께할 것이다.